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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꽃이 핀다, 뙤약볕에서 소금꽃이...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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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53년 전증도와 후증도 사이의 갯벌을 막아 형성된 태평염전. 이곳에서는 연간 1만5000톤 안팎의 소금이 생산되고 있다.

ⓒ 이돈삼

꽃이 피고 있다. 날마다 내려쬐는 뙤약볕에 의해서 염전에서 피어나는 꽃, '소금꽃'이다. 그 꽃을 보러 섬으로 간다. 목적지는 전라남도 신안군 증도다. 그곳에는 단일염전으로는 나라 안에서 두 번째로 큰 태평염전이 자리하고 있다. 때 묻지 않은 해역의 한적한 섬 풍경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철부선을 타고 증도 버지선착장에 내리면 금세 짭짤한 소금 맛이 오감을 파고든다. 그것은 어민들의 진솔한 삶을 키워온 염전에서 묻어난다. 태고적 아름다움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규모도 저편 끝이 아스라할 만큼 넓다. 면적이 자그마치 463만㎡(140만평)나 된다.

한국전쟁이 끝나고 피난민들을 정착시킬 목적으로 물이 빠지면 건너다니던 전증도와 후증도 사이를 막아 만들었다. 문화재청에 의해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소금창고도 염전을 따라 길게 늘어서 있다. 그것이 60여 채나 된다. 안에는 새하얀 소금이 산처럼 쌓여 있다. 소금밭과 어우러진 소금창고는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하다. 해지는 모습과 어우러진 풍경은 이국적이기까지 하다.



▲ 섬갯벌올림픽축제가 열린 지난 3일 태평염전에선 소금조각 작품 만들기 시연도 볼 수 있었다. 부산에 사는 한 모래조각가가 소금을 이용해 인어 조각작품을 만들고 있다.

ⓒ 이돈삼

소금은 바닷가 갯벌에 있는 염전에서 만들어진다. 바닷물을 담아 햇볕과 바람으로 수분을 증발시키면 염분이 결정된다. 소금을 만드는 과정은 크게 세 단계로 나뉜다. 저수지에서 증발지(1차 증발지, 2차 증발지), 결정지가 그것이다.

먼저 염전 저수지에 바닷물을 받는다. 저수지는 바닷물을 저장하는 공간이다. 증발지는 햇볕과 바람을 통해 염도를 높이는 곳. 1차 증발지를 '난치', 2차 증발지를 '누테'라고도 한다. 마지막 결정지는 난치와 누테에서 염도를 높인 바닷물을 소금 결정체로 만드는 곳. 소금밭이라고도 한다.

바닷물을 끌어들여 소금으로 만들어지기까지의 기간은 20일에서 25일. 염부들은 소금결정체가 만들어지는 것을 보고 '소금이 온다', '살이 찐다'고 한다. 이 모든 과정을 관장하는 건 사람이 아니다. 하늘이다. 날씨에 따라서 소금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소금의 존재는 매우 유용하다. 우리의 생명을 유지하는데 식량과 함께 반드시 필요한 존재다. 소금은 음식의 맛을 내는 데 없어서는 안 된다. 생선을 보관하거나 구울 때도 쓴다. 소금은 또 우리 몸에서 소화액을 만들어낸다. 염분이 부족하면 식욕이 떨어지고 소화가 안 되며 피로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 석조소금창고를 개조해 문을 연 소금박물관. 소금의 역사와 문화 등 유익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이다.

ⓒ 이돈삼

이처럼 우리가 늘 먹는 소금이지만 만드는 과정을 직접 보고 체험해 볼 기회는 드물다. 그러나 증도에 가면 소금이 만들어지는 염전을 보고 또 체험해볼 수 있다. 염전체험은 소금박물관 견학과 현장체험으로 이뤄진다.

소금박물관은 지난 50여년 동안 소금창고로 사용되던 건물을 개조해 만들었다. 소금에 담긴 역사와 문화를 알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할 수밖에 없었던 소금의 역사도 재미있게 보여준다.

표현의 기법도 눈에 띈다. 소금을 이용해 조각작품을 만들었다. 천일염으로 만든 자막에 첨단 영상기법을 접목시킨 영상미도 보여준다. 수묵화 기법으로 표현된 자연미도 눈에 띈다. 태평염전과 함께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 염전체험은 소금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한 설명과 고무래질, 수차 돌리기 등으로 진행된다. 정구술 태평염전 과장이 체험객들을 대상으로 소금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이돈삼



▲ 체험객들이 염전에 들어가 고무래를 이용해 직접 소금을 긁어보고 있다(왼쪽). 오른쪽 사진은 수차 돌리기 체험이다.

ⓒ 이돈삼

현장체험은 소금박물관 옆으로 줄지어선 염전에서 이뤄진다. 바닷물을 이용해 소금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듣고 장화로 갈아 신는다. 염전에 들어가선 고무래를 밀어 소금을 채취해본다. 소금을 이용한 조각작품 만들기, 수차 돌리기 등도 해볼 수 있다.

소금의 역사와 종류, 쓰임새 그리고 생산과정과 방법을 알아보면서 체험해보는 것이 의미 있다. 직접 긁어모은 소금을 한 봉지씩 가져가는 것도 색다른 기쁨이다. 이 모든 비용은 일반 2000원, 학생 1000원. 소금박물관 관람권을 한 장 사는 것으로 끝난다.



▲ 은빛 모래사장이 끝없이 펼쳐지는 우전해수욕장. 송림이 울창해 야영하기에도 좋다.

ⓒ 이돈삼

증도에는 염전체험을 해볼 수 있는 '태평염전'만 있는 게 아니다. 우전해수욕장과 짱뚱어다리, 갯벌생태전시관, 해저유물발굴기념비도 있다. 엘도라도리조트도 이곳에 있다.

우전해수욕장은 뻘과 모래가 섞인 길이 4㎞, 폭 100m의 해수욕장이다. 다도해의 풍광과 어우러져 맛깔스러움을 더한다. 모래의 질도 곱다. 썰물 때는 갯벌이 드러난다. 해수욕과 갯벌마사지를 한꺼번에 즐길 수 있다.

해수욕장은 드넓은 갯벌과 만난다. '갯벌세상'이라고 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여기에는 해수욕장과 면소재지 사이 갯벌을 가로질러 잇는 예쁜 다리가 놓여 있다. 다리의 길이가 470m에 이른다. 다리 아래로 짱뚱어가 많이 살고 있다고 해서 '짱뚱어다리'라 불린다.



▲ 증도의 명물로 자리잡은 '짱뚱어다리'. 만조 때 다리를 건너는 기분은 영화속의 한 장면 같다(위). 썰물 때는 갯벌에서 뛰노는 짱뚱어와 게를 볼 수 있다(아래).

ⓒ 이돈삼

물이 빠지면서 드러나는 갯벌은 꿈틀꿈틀, 살아서 움직인다. 송송 뚫린 구멍 사이로 수를 헤아리기 힘든 크고 작은 짱뚱어와 칠게, 농게를 볼 수 있다. 갯벌에 난 구멍 속으로 숨어들어가는 그것들을 잡아보면서 노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러나 워낙 잽싼 것들이라 쉽게 잡히지는 않는다. 짱뚱어다리를 건너면서 그것들의 노는 모습을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재밌다. 이 다리를 배경으로 해 지는 모습도 환상적이다.



▲ 갯벌의 생태를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 증도갯벌생태전시관. 슬비와 예슬이가 전시관을 둘러보고 있다(위). 전시관을 둘러본 슬비와 예슬이 일행이 전시관을 나오고 있다(아래).

ⓒ 이돈삼

드넓은 갯벌과 백사장을 배경으로 들어선 증도갯벌생태전시관은 학생들의 생태체험학습장으로 제격이다. 갯벌은 질퍽거리고 쓸모없는 바닷가 검은 땅이 아닌, 해양생태계의 보고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갯벌생물의 신기한 생활환경을 직접 체험하면서 갯벌이 우리의 귀중한 자연유산이라는 사실도 깨닫게 된다. 그 옆에 들어선 엘도라도리조트는 해수온천과 해양레포츠시설 등 각종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해저유물발굴기념비는 증도면 도덕리에 있다. 1975년 이곳 앞바다에 묻혀있던 청자와 동전, 배의파편 등 송·원대 유물이 다량 발견된 것을 기념해 세운 것이다. 자전거하이킹도 증도의 속살을 체험할 수 있는 여행법 가운데 하나다. 자전거는 섬 곳곳에서 무료로 빌려준다.

증도는 신안군 지도읍 사옥도 지신개선착장에서 배를 타면 15분이면 건너간다. 다만 요즘 같은 휴가철엔 자동차를 배에 싣기 위해 잠시 기다리는 불편은 감수해야 한다. 지도와 증도를 잇는 연도교 가설공사가 끝나는 2010년이면 아예 자동차를 타고 건너갈 수 있게 된다.



▲ 증도를 향해 떠난 철부도선에서 바라본 지신개선착장(위). 아래 사진은 증도 버지선착장에 도착한 철부도선에서 차량들이 내리고 있는 모습이다.

ⓒ 이돈삼



덧붙이는 글 | ☞ 신안 증도 찾아가는 길

○ 서해안고속국도 무안나들목-무안 삼거리(1번국도)-현경(해제·지도방면)-해제-지도 농협하나로마트 삼거리(좌회전, 805번지방도)-사옥도 지신개선착장
○ 광주-함평-무안-해제-지도-사옥도 지신개선착장
· 지신개선착장→증도 버지선착장 철부도선 : 오전 7시, 8시30분, 10시30분, 12시, 오후 2시30분, 4시, 5시30분, 7시(왕복요금 3000원, 자동차 도선요금 1만8000원)
· 문의 - 재영해운 ☎ 061-275-7685


2007-08-06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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