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icon 궁금한 STORY  보도자료

[내일신문]제2회 장보고 대상-바다에서 희망을 찾다: 국산 천일염, 세계명품으로 만든다

admin

view : 610

조재우 태평염전 본부장


내일신문은 ‘제2회 장보고대상’ 후보를 집중 조명한다.
내일신문이 주관하고 (재)해상왕장보고기념사업회가 주최하는 ‘제2회 장보고대상’ 최종 후보로 결정된 9명(기관·단체 포함)을 만나 바다에서 희망을 찾는 이야기를 들었다.


최종 후보 9명은 지난달 21일 예비심사위원회에서 선정했다. 경상북도와 김용삼 월간조선 전략기획실장, 채길웅 고대항해탐험연구소장(해양문화) 안산시, 이판묵 해양연구원 해양탐사장비연구사업단장, 조명래 한국해양구조단 단장(해양과학) 김철곤 한국무역협회 이사, (주)영진공사, 조재우 소금박물관장(해양산업)이다.



품질 고급화로 가격경쟁력 높여
염전 소금창고를 문화재로 등록



2007년은 국내 천일염 생산자들에게는 역사적인 해다. 11월 ‘염관리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그동안 ‘광물’로 분류됐던 천일염이 마침내 ‘식품’으로 인정받았다.
염전을 없애 버릴 정도로 외면받던 천일염이 세상의 주목을 받기까지, 조재우(45·전남 신안·사진) 태평염전 본부장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천일염의 우수성을 밝혀내고 판매 촉진을 위해 20년간 쉬지 않고 뛰었다.



◆천일염 우수성 과학으로 입증 = 조재우 본부장은 20년 전 전남 목포에서 천일염과 첫 인연을 맺었다. 장인의 손에 이끌려 마지못해 소금 장사를 시작한 게 인연이었다. 머리 회전이 빨랐던 그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볶은 소금’을 팔았다. 장사에 자신이 붙자 1990년 ‘남도식품’을 만들어 소금 가공사업에 본격 뛰어들었다.


하지만 사업은 판매 부진으로 부도 위기에 직면했다. 설상가상으로 건강이 나빠져 간경화 판정까지 받았다. 돈과 건강을 한꺼번에 잃자 눈앞이 깜깜했다. 희망을 잃고 살던 그에게 인생을 바꿀만한 일이 일어났다. 1998년이다.

지인의 소개로 일본인 우에다 히데오씨를 만났다. 히데오씨는 구운 소금을 먹고 급성 간염을 고쳤다고 했다. 조 본부장은 우에다씨와 일하면서 ‘국내 천일염’의 가치를 새롭게 발견했다. 천일염이 갖고 있는 가치를 과학적으로 입증하는데 매달렸다. 대학 교수들을 찾아가 연구를 요청했다가 번번이 퇴짜를 맞기도 했다.


각고의 노력 끝에 지난 2003년 목포대학교에 ‘천일염 생명과학연구소(연구소)’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연구소는 지난 2006년 한국산 천일염에 존재하는 미네랄 가치 등을 과학적으로 입증하는 성과를 거뒀다. 우에다씨가 펴낸 책 ‘한국 소금에 미친 남자’는 그렇게 탄생한 소금 예찬론이다. 함경식 목포대 천일염 생명과학연구소장은 이 책의 추천사에서 그들은 “(연구할 가치가 없는) 염화나트륨 덩어리인 소금”에 매달린 이들로 회상했다.

천일염의 가치가 과학적으로 입증되자 지자체도 나서서 산업화 방안을 모색하고 나섰다. 전남도는 지난해 ‘천일염 산업화 중장기 비전’을 만들었다. 오는 2013년 신안 증도에서는 세계 천일염 엑스포를 열 계획이다.



◆해외시장으로 눈길 돌려 = 조 본부장은 지난 2003년 ‘세계가 인정하는 명품 천일염’을 만들기 위해 신안군 증도에 있는 ‘태평염전’으로 자리를 옮겼다. 스승인 우에다씨도 ‘더 큰 세상을 개척하라’고 권유했다.
태평염전은 단일 규모 염전으로 국내 최대다. 면적만 여의도 두 배인 463만㎡다. 해마다 전국 생산량의 5%인 1만5000톤을 생산한다. 더군다나 태평염전에서 나는 천일염은 인체에 필요한 천연미네랄 88종을 함유하고 있어 세계 최고의 품질을 자랑한다.
그는 태평염전에서 처음으로 ‘수출’을 시도했다. 국내에서 광물로 분류됐지만 해외에서는 식품이었다. 그만큼 수출이 쉬웠다. 문제는 품질 고급화였다. 가는소금 생산이 꼭 필요했다.


일상생활에서 흔히 사용하는 굵은 소금(천일염)은 1kg당 160원 정도에 거래된다. 이에 반해 가는소금은 1kg당 900원선에서 거래될 정도로 비싸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프랑스 게랑드 소금도 가는 소금이다. 가는 소금은 소금 결정이 물 아래로 가라앉기 전 얇게 형성된 소금막을 걷어내 따로 말려서 만든다. 이 때문에 굵은 소금에 비해 생산량이 현저히 줄어들지만 단맛이 나고 미네랄 함량이 높다.
태평염전은 지난 2006년 품질 고급화를 위해 연간 가는소금 3000톤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갖췄다. 또 자체 브랜드와 디자인을 개발, 품질 고급화를 선도했다. 또 일본이나 이탈리아에서 개최되는 국제 식품박람회에 참석, 세계 우수 제품을 벤치마킹했다.
품질 고급화를 위해 직원 교육도 강화했다. 3년 전부터 회사에서 자체적으로 ‘소금장인’을 선정하고 있다. 소금장인은 품질관리 등 32개 기준에 따라 엄격하게 선정되며, 상금 500만원을 받는다. 직원들은 소금장인이란 명예를 얻기 위해 품질 고급화에 경쟁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조 본부장은 “해외 벤치마킹을 통해서 품질 고급화를 끊임없이 시도했다”며 “올해부터 일본 등지에 수출하게 됐다”고 말했다.



◆염전, 관광상품으로 개발 = 천일염의 가치가 과학적으로 입증되고, 품질도 좋아졌지만 브랜드 가치는 여전히 낮았다. 특히 중국산이 국산으로 둔갑하면서 가뜩이나 낮은 천일염 가격을 더 떨어뜨렸다. 이 때문에 천일염의 가치를 제대로 전달할 ‘묘안’이 필요했다.
고심을 거듭하던 조 본부장은 지난 2006년 염전을 관광 상품으로 만들었다. 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지난해 ‘천일염 만들기 체험행사’에 관광객 7000여명이 참여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체험행사에 참여한 김무숙씨는 “아이들이 하얀 보석처럼 반짝이는 소금을 보면서 얼마나 흐뭇해 하는지 지금도 생생하다”고 말했다.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자 지난해 7월 ‘석조 소금창고’를 개조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소금박물관을 개관했다. 소금박물관은 올 1월까지 관광객 1만5000여명이 방문할 정도로 ‘대박’을 터뜨렸다.


지난해 12월에는 염전과 소금창고를 문화재로 등록할 수 있었다. 염전이 문화재로 등록되기 이전까지 이곳을 골프장으로 개발하자는 숱한 유혹이 있었다. 태평염전은 귀에 솔깃한 제안을 모두 거절하고, 국내산 천일염을 세계 명품으로 만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해양수산부에서 앞장서 천연 갯벌과 해양환경 보전정책을 추진한 덕에 힘을 얻을 수 있었다.
조재우 본부장은 “염전과 소금창고를 문화재로 등록시킨 것은 국산 천일염을 세계 명품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라며 “염전 체험 등을 통해서 천일염 가치가 상당히 높아졌다”고 말했다.


신안 증도 방국진 기자

“소금에 대한 오해 푸세요”
국내 최초의 소금박물관



소금박물관은 지난해 7월 문을 열었다. 소금이 고혈압과 당뇨의 주범이라는 오해를 풀고, 소금에 대한 정확한 지식을 전달하기 위해서다.
석조 소금창고를 개조한 박물관은 지상 1층 400㎡ 규모로 크게 4분야로 나뉜다. 입구에 들어서면 소금의 개념을 정리하는 코너가 만들어져 있다. ‘소금과 문화’코너에선 이스라엘 멕시코 동남아시아 이집트 중국 등지의 소금문화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소금은 미네랄’코너에서는고혈압의 주범이라는 등 소금에 대한 오해를 풀고 왜 천일염을 섭취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태평염전을 축소한 모형, 예부터 사용됐던 소금 장비도 전시돼 있다. 특히 전문 큐레이터를 배치해 소금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박물관에는 지금까지 관광객 1만5000여명이 다녀갔다. 평일에는 50명 안팎, 주말이나 휴일에는 100여명이 찾고 있다. 박선미 큐레이터(26)는 “소금박물관은 소금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기 위해 마련된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박물관 관람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신안 증도 방국진 기자

2008-01-23 오후 1:26:07 게재

먼저 비밀번호를 입력하여 주세요.

창닫기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