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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소금 많이 먹으면 빨리 죽는다?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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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전체험을 하면서... 천만의 말씀, 소금 없으면 정말 죽는다



▲ 내가 어느새 염부가 된 것 같아요.
ⓒ 이슬비

나는 평소 소금을 좋아하지 않는다. 너무 짜기 때문이다. 그런데 동생 예슬이는 소금을 좋아한다. 나는 그런 동생에게 이런 말을 자주 한다.

너! 소금 많이 먹으면 빨리 죽는다.'

하지만 내 동생은 '누구 집 개가 짓는가 보다'라는 듯이 대꾸도 하지 않는다. 예슬이는 짜기만 한 소금을 왜 좋아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며칠 전이었다. 아빠께서 '슬비야! 예슬아! 우리 증도에 갈까?'하고 말씀하셨다. '증도에 왜요?'하고 물었더니 염전 체험을 하러 가자고 하셨다. 나와 예슬이는 바로 오케이 했다. 체험도 체험이지만 놀러가는 것 자체가 좋았다.

그리고 지난 10일 증도에 갔다. 쉬는 날이지만 늘어지게 자지 않고 조금 서둘렀다. 증도는 전라남도 신안군에 있는 섬이다. 광주에서 나주와 무안을 거쳐 신안 지도에서 철부도선을 탔다. 철부도선은 사람은 물론 승용차와 화물차까지 다 싣고 가는 배다.



▲ 외발 수레를 끌면서 길에서 빗나갈까봐 조마조마...
ⓒ 이슬비

증도는 지난해 여름에도 가본 곳이다. 섬갯벌올림픽이 열릴 때 가서 염전체험도 하고 짱뚱어다리도 보고 했었다. 철부도선이 벅차 있는 내 마음을 아는지 선착장을 떠난 지 20분만에 증도에 도착했다.

우리는 먼저 소금박물관을 둘러봤다. 거기서 소금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됐다. 세계 여러 나라의 소금과 우리나라 천일염을 비교해 놓은 것도 봤다. 국산 소금은 손가락으로 눌렀을 때 잘게 부서지지만, 외국산 소금은 그렇지 않다는 것도 알게 됐다.

염전체험은 소금박물관과 가까운 염전에서 했다. 염전은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넓었다. 거기서 다른 체험자들과 함께 소금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옛날에 들어서 알고 있었던 내용이지만 또 들어도 신기하기만 했다.

소금은 햇볕과 바람을 이용해 바닷물을 증발시켜 만든다. 그 과정은 저수지→증류지→결정지로 나뉜다. 이 과정이 25일 정도 걸린다. 비가 내리는 날에는 염전의 바닷물을 해주(바닷물창고)로 옮겨 보관한다는 얘기도 들었다.



▲ 염전에서 물레방아를...
ⓒ 이슬비



▲ 다 같이 돌진!!!
ⓒ 이슬비

염전 체험은 수차 돌리기와 소금 수확 순서로 진행됐다. 먼저 수차를 밟아보았다. 수차란 바닷물을 끌어 올려 염전으로 옮기는 도구로 물레방아처럼 생겼다. 이것을 돌리면 아래서 물이 올라온다.

처음에는 떨어질까 걱정되어서 잘 돌리지 못했다. 겁을 이겨내지 못한 탓이다. 잘못하면 수차에서 떨어질 수도 있다.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나는 겁이 아직 달아나지 않은 상태에서 그냥 확! 밟아버렸다. 꽤 스릴 있었다. 처음에만 조금 어렵더니 금방 적응이 됐다. 예슬이는 잘하다가 갑자기 수차가 빨리 돈다며 내려왔다.

소금 수확은 대파와 소파를 이용해 소금을 모으는 것이다. 대파와 소파란 소금을 긁어모으는 도구다. 대파는 말 그대로 크기가 큰 것이고, 소파는 작은 것을 뜻한다.

예슬이는 작은 것을, 나는 큰 것을 들고 염전으로 들어갔다. 소금 모으는 일이 신기하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했다. 대파를 이용해 긁어모으다 보니 처음 출발했을 때 대파 안에 들어온 소금이 100%라면 마지막 지점에 도착할 때쯤엔 60%는 어디 가버리고 40%만 따라왔다. 어이가 없었다.

예슬이는 소파를 들고 오버액션을 하다가 살짝 넘어졌다. 나는 예슬이한테 '너는 그러니까 다쳐! 오버 좀 하지 말고 조심조심 천천히 해봐. 그럼 잘돼'하고 가르쳐 주었다.

이번에는 예슬이가 너무 느리게, 슬로우 모드로 하고 있었다. 말괄량이, 장난꾸러기, 삔질이가 따로 없었다. '너 혼자 그러고 있어∼!'하고 핀잔을 주었다.



▲ 예슬이가 소금을 담고 썩소를 짓고 있다.
ⓒ 이슬비

체험이 끝난 다음엔 작은 비닐봉투를 하나씩 나눠 주었다. 집으로 가져갈 소금을 직접 담으라고 했다. 나와 예슬이는 우리가 긁어모은 소금을 꾹-꾹- 눌러 담았다.

염전체험을 한 다음엔 짱뚱어다리를 둘러봤다. 다리 밑 갯벌에서는 많은 짱뚱어와 게들이 놀고 있었다. 발자국 소리가 들리면 게들이 재빠르게 게구멍으로 숨었다. 짱뚱어는 아랑곳하지 않고 놀았다. 자기들끼리 다투는 모습도 보였다.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소금을 한번 떠올려 보았다. 그동안 생각하지 못했는데, 소금이 들어가지 않은 음식이 없는 것 같았다. 모든 국물에 소금이 들어가고, 반찬에도 들어간다. 된장을 담글 때도, 고기를 보관할 때도 소금이 들어간다.

아빠께 소금이 중요한 것 같다고 말씀드렸더니 '우리도 소금이 없으면 죽는다'고 하셨다. 다만 공기와 같이 그 가치를 모르고 있을 뿐이라고 말씀하셨다.

다시 한 번 소금이 정말 중요한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 소금을 생산하는 염부들께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생활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앞으로 소금을 더 좋아하고 사랑해야겠다.



▲ 짱뚱어 다리에서 추억의 사진 한 컷!
ⓒ 이슬비



▲ 내 옆에 남자가 아니고 웬 여자가...
ⓒ 이슬비

이슬비 (lsb3332)
2008.05.12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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